daily event/photograph2010. 4. 4. 15:27
지난 번에 사진전에 다녀오고 싶다고 하고 계획만 세우고는 미루다 종료 이틀 전인 어제 다녀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가기 전에 위치파악을 위해 인터넷에서 미리 위치를 파악했을텐데 아이폰이 생긴 이후로는 조금 게을러졌네요. 하지만 갤러리(흰물결 화이트홀)의 위치는 무척 쉬웠습니다. 서초역 7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30미터 정도 내려가면 바로 보이더군요.
예전 예술의 전당에서 본 매그넘 사진전의 기억 때문일까요. 갤러리는 생각보다 많이 작았습니다. 하지만 아담한 갤러리의 분위기도 좋더군요.
사실 사진전에 대한 경험이 많거나 지식이 많은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사진을 보는 눈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봤습니다. 사진 속에 담기 모습은 그동안 제가 담아왔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기후나 주변 환경에서도 차이가 났지만 피사체가 되는 인물도 많이 달랐고 대하는 자세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물로 나온 사진의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전문 사진 작가들의 작품은 아니지만 새로운 물건에 대한 호기심 어린 눈빛과 그 눈빛으로 담은 사진은 마치 처음 제가 사진기를 들고 이것 저것을 찍고 다닐 때 찍은 사진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사진전이 끝나기 전에 꼭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차 풍 신부님의 갤러리 한쪽에 적힌 글귀가 생각나네요.
아프리카의 내륙국 잠비아에 선교하러 간 친구 신부에게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뭘 가져갈까 물었다.
"아이들 모두에게 나눠줄 수 없으면 아예 가져오지도 마!"
그의 대댑이었다.
몇 명이나 되냐고 물으니 어림잡아 2천 명이란다. 2천 명!
무얼 줄까? 꿈을 키우는 선물을 주어야 할 텐데...
영화 '꿈꾸는 카메라' 가 생각났다.
잠비아에서 꿈꾸는 카메라!
아이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 동물, 꽃과 나무를 찍었다.
그들이 무얼 사랑하고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렇게 우리는 5만 장의 꿈과 희망이 담긴 사진을 가져왔다.
2천 명의 아이들이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모습은 다 꿈같은 일이다.
꿈은 이루어지는구나.
누군가 조금만 관심 갖으면 아이들이 가진 꿈도 곧 현실이 되겠구나. 머지않아 자신의 희망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겠지...
차 풍 신부
사진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느낌의 사진을 몇 컷 찍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