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ie/recipe2007. 5. 13. 14:45

사천짜장을 비롯한 수많은 아류작을 만들어 놓은 농X의 짜파게티.

350원대의 가격으로 저렴하게 우리의 점심  한끼를 해결해 주었던 기호식품이 벌써 "희망소매가격 : 750원" 이 되었네요. 또 요즘엔 그냥 짜파게티도 아니고 올리브가 앞에 붙어서 좀 있어 보이게 했다지만 그래 봤자 짜파게티.

매번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짜파게티를 먹다 이번에는 수고를 덜어드리려는 마음에 손수 끊여보았습니다. 친절하게(?) 봉지 뒷면에 있는 조리법을 참고 하면서.

조리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물 600mL(3컵 정도)를 끓인 후 면과 후레이크를 넣고 5분 더 끓입니다.
2. 물 8스푼 정도만 남기고 따라 버린 후 과립스프와 올리브조미유를 잘 비벼 드시면 됩니다.
3. 기호에 따라 오이, 양파 등 생야채와 곁들여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하지만, 농X에서 제공하는 조리법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1번.
어차피 짜파게티는 면과 후레이크를 익히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물의 양이 정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충 면이 잠길 정도의 양이면 됩니다.
한 가지 더 면과 후레이크를 넣고 5분을 끓이게 되면 너무 익어버립니다. 개인적인 취향일지도 모르지만 푹 익다 못해 쉽게 퍼져버립니다. 중요한 건 5분 정도 끓이고 물을 따라버린 후 비벼 먹을 경우 비비는 힘을 면이 감당하지 못하고 뚝뚝 끊기고 면발 간의 우정이 어찌나 돈독한지 서로 엉겨붙어 비벼지지도 않습니다.

2번.
물 8스푼의 양은 가늠하기 힘듭니다. 냄비는 당연히 뜨거우며 90도 이상 온도를 유지한 물을 따라내다 보면 김이 서려 냄비 안에 물이 남았는지 안 남았는지 또 얼마나 남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나름대로 8스푼의 양이라고 생각하고 남겨 두어도 과립스프와 올리브유를 넣다 보면 물은 사라지고 팅팅 불어버린 면만 남습니다.

3번.
기호에 따라 오이, 양파 등의 생야채를 곁들일 생각이었다면 그냥 밥을 차려 먹겠습니다.

그래서 수십 년간 다양한 조리법으로 무장하신 어머님께 조언을 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정된 조리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냄비에 면이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끓인 후 면과 후레이크를 넣고 젓가락으로 면을 저어가며 2분 정도 익힙니다. 즉 약간은 덜 익었다 생각될 정
2. 물은 냄비 바닥에 충분히 고여 있어야 하며 냄비를 흔들었을 때 면의 흔들림이 부드러워야 합니다. 다시 말해 짜장범벅 스타일
3. 과립스프와 올리브유를 넣은 후 가스불에 국물이 어느 정도 줄어들 때까지 면을 볶듯이 비벼줍니다.
4. 기호에 따라 배추김치나 무김치를 함께 곁들여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조리했더니 비비는 과정도 수월해지고 면이 불어버리는 것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만 이는 지극히 개인적은 입맛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입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참고사항으로 면을 익히기 전에 미리 부숴버리면 물을 따라 버릴 때 아까운 면들이 함께 떠내려가므로 그냥 통째로 익히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